LG AI연구원은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GTC) 현장에서 자사 추론 AI ‘엑사원 딥’을 전격 공개했다. 이 모델은 한국어에 최적화된 ‘엑사원’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수능 수학 문제에서 94.5점, 과학 문제 해결력 평가(GPQA)에서는 66.1점을 기록했다. 수학(MATH)-500 지표에서도 95.7점을 달성해 세계 최고 수준 AI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기존 생성형 AI가 제공하지 못하는 추론과 행동의 영역을 확보함으로써 진정한 에이전틱 AI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단어가 ‘에이전틱 AI’다. 묻는 말에 대답하는 생성형 AI를 넘어 스스로 생각하고
오늘의주식시세 문제 해결에 나서는 ‘추론형 AI’ 시대가 서서히 열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딥’을 출시하면서 진정한 에이전틱 AI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LG AI연구원 제공)
탑톡 에이전틱 AI가 뭐길래?
질문 안 해도 알아서 실행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추론을 진행하는 과정을 통해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동적인 AI를 뜻한다. 종전 생성형 AI가 ‘꼭 질문을 해야 답변’하도록 설계됐다면 앞으로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적
미래컴퍼니 주식 AI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단순히 명령을 따르는 기존 AI와 달리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최적의 방법을 추론해 행동하는 능력이 특징이다.
엑사원 딥이 수능 문제를 푸는 과정을 예로 들면 이 AI는 문제 해결 과정에서 조건을 스스로 분석하고 공식을 적용해 논리적으로 답을 도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주식전략 . 이처럼 에이전틱 AI는 맥락과 목표를 기반으로 다단계 문제를 스스로 풀고 실시간으로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인간의 감독 없이 작업을 수행한다.
이 기술의 주요 특징은 자율성, 추론 능력, 목표 지향성, 적응성 등이다. 자율성은 인간의 지시 없이 작업을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 능력, 추론 능력은 주어진 정보를 논리적으로 분석해 복잡한 문
로얄로더 제를 해결하는 역량이다. 목표 지향성은 특정 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향해 나아가는 특성이며 적응성은 환경 변화나 피드백을 통해 전략을 수정하는 능력을 뜻한다. 이런 요소들이 에이전틱 AI를 기존 시스템과 차별화한다.
미국 AI 전문투자 펀드 ‘스트랫마인즈’의 리처드 장 대표는 “기술적으로 목적을 스스로 세우고 행동하는 ‘에이전트형 AI’로 진화하면서 이제 AI는 스스로 무엇을 도울지 판단하고 실행하는 만큼 회사로 치면 부하직원(생성형 AI)이 아니라 동료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상 어떻게 바꿀까
일하는 방식 자체가 변화
에이전틱 AI는 여러 분야에서 혁신을 예고한다.
고객 서비스를 예로 들면 챗봇이 단순 응대를 넘어 고객 의도를 파악하고 결제나 예약을 해줄 수 있다. 은행에서도 계좌 확인부터 대출 상담까지 AI가 수행한다. 더불어 금융사기 탐지, 위험관리, 자동 거래에도 활용된다.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이상 패턴을 감지하고 시장 상황에 맞춰 거래를 실행할 수도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에이전틱 AI 맹활약이 예상된다. 질병 진단, 맞춤 치료 계획, 신약 개발, 환자 모니터링을 스스로 판단하고 사람이 자는 시간에도 연구를 알아서 수행할 수 있다. 의료 기록과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고 신약 후보물질 탐색을 돕는다.
의료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는 스타트업 ‘셀키AI’의 이남용 대표는 “에이전틱 AI가 상용화되면 복잡한 단백질 구조 분석, 신약 개발 등이 혁신적으로 빨라지고 비용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조업에서는 생산라인 자동화, 품질 관리, 예측 유지 보수, 공급망 관리, 물류에서는 배송 경로와 재고 관리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실제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Agentforce),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창고 로봇 등에 이 기술을 일부 탑재, 운영하기 시작했다.
AI 회사 간 경쟁도 치열
중국 기술도 만만치 않아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글로벌 AI 기업 간 각축전도 치열하다.
오픈AI는 지난해부터 ‘AutoGPT’ ‘GPT 에이전트’ 등 자체 목적 기반 AI 에이전트를 실험하고 있다. 사용자가 목표만 입력하면 AI가 외부 API를 호출하고, 브라우저를 열어 자료를 수집하고, 문서를 요약하고 이메일을 작성하는 등 연속된 작업을 스스로 계획하고 수행한다. 구글도 질세라 ‘제미나이 1.5’ ‘제미나이2.5 프로’ 등을 통해 멀티모달 에이전트 실험에 나섰다. 이 모델은 대규모 맥락 기억을 통해 문서 요약, 동영상 해설, 코드 디버깅까지 수행하며 명확한 문제 해결 목적을 중심으로 동작한다.
중국도 발 빠르게 추격 중이다. 딥시크 ‘R1(6710억 파라미터)’, 알리바바 ‘Qwen2’는 각각 과학 문제 해결력과 툴 조작 능력을 갖춘 대형 추론 AI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수천억개 매개변수를 바탕으로 복잡한 문제 해결과 장기적 사고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LG 엑사원 딥이 대표 주자다. 적은 매개변수로 글로벌 모델과 경쟁하며 한국어 특화 강점을 입증했다. 최근 오픈소스 공개로 국내 연구 커뮤니티도 활성화되고 있다. LG 외에도 네이버, 삼성, 카카오 등이 각각의 방식으로 에이전트형 AI를 준비 중이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기능을 도구화하는 데 초점을, 삼성은 모바일 온디바이스용 에이전트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들은 자동 업무 에이전트, AI 기반 컨설팅 시스템, 실험 설계 자동화 등에 집중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실제로 최근 몇몇 스타트업은 ‘연구 자동화 에이전트’나 ‘투자 분석 에이전트’ 등의 제품을 내놓고 테스트 중이다.
변수는 없나
AI 제어장치 마련돼야
에이전틱 AI는 잠재력이 크지만 과제도 만만찮다. 기술적으로는 신뢰성과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오답 가능성이 높고, 추론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환각(hallucination)’ 현상도 발생할 수 있어서다. 또 장기 기억과 행동 실행 간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실제 업무 자동화에는 아직 시차가 존재한다.
윤리 문제도 제기된다. ‘AI가 의사결정을 내렸을 때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AI가 편향된 가설을 세운다면 누가 이를 통제할 수 있는가?’ 등과 관련한 논의가 향후 사회적 논쟁으로 비화될 소지도 높다. 일자리 자동화에 따른 대책과 데이터 활용 시 개인정보보호 장치도 필요하다.
윤석빈 서강대 AI·SW 대학원 특임교수(트러스트커넥터 대표)는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당분간은 AI가 내린 결정을 사람이나 다른 시스템이 검토하는 이중 검증 체계(AI-Human-in-the-loop)가 병행될 것”이라며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윤리 기준과 법적 책임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실효성 있는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4호 (2025.04.09~2025.04.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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